김해의 어떤 숙소에서 아침 단상

2020. 7. 29. 07:35카테고리 없음

김해시 한복판. 이름모를 숙소. 자다가 눈을 떴다. 거의 닫혀진 커튼 사이로 새벽의 가냘픈 빛이 들어온다는 것을 느꼈다.

평화롭다. 에어컨 가동소리인지, 근처 공장의 기계 소리인지 웅웅 하는 소리 들리고, 자동차 고속 달리는 소리도 간간히 들리고, 아마 그런 소리에 잠이 깨었는지도 모르겠다.

어젯밤 늦게까지 일을 하느라 씻지도 못하고 곯아 떨어졌었는데, 샤워나 해볼까. 따뜻한물이 나와야 할텐데. 작동법을 모른다. 왜 샤워 트는 손잡이는 가는데마다 모두 다른지! 이리해보고 저리해보니 마침내 위에서 물이 떨어진다. 차다. 따뜻한물이 나오는데 까지 시행착오를 거친 끝에 겨우 성공했다. 목욕하는데도 연구를 해야하다니. 인생사 그런재미 아니겠는가. 뭐든지 알고 있다면 좀 따분하지 않을까. 만약 전지전능 하나님이 실재로 있다면, 얼마나 따분할까.

낯선 땅, 처음 밟아본 김해 땅. 김해의 공기. 김해의 아침. 곧 떠나야한다는게 좀 아쉽다. 정들기도 전에 떠나야한다니. 언제나 또다시 올수 있을지.